일본에서 2022년 11월 11일 개봉해 화제가 됐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국내에서는 2023년 3월 8일 개봉했고 현재 개봉 6일째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실제 배경을 모티브로 삼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타일을 잘 아는 팬들로 인해 스즈메의 문단속의 인기가 더해가면서 그 촬영지를 찾아보는 팬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본 전국을 다니면서 여행을 한다는 스토리의 특성상 주인공은 많은 장소를 다니게 되는데 오늘은 스즈메의 문단속의 포스터나 각종 홍보물, 그리고 시작과 끝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배경지인 옛 분고 모리 기관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극중 나오는 폐 호텔의 배경과 가장 비슷한 옛 분고 모리 기관고.
예전 분고모리 역의 증기 기관차의 선형 기관고로 사용하던 공간입니다.
이 곳은 1934년 규다이 본선의 전선 개통에 맞춰 설립되었고, 구루메에서 오이타의 중계 지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전성기에는 25량의 증기 기관차가 소속되었으며 1일 이용자수는 5천 명 이상, 규모 있는 철도 마을로 번성했습니다. 지금은 이 공간에 옛 기차가 전시되어 있는데 "분고 모리 기관고 공원"이라는 이름의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폐 건물을 왜 그대로 공원으로 조성했을까? 조금은 깔끔하게 복원 해서 전시하면 어떨까? 의문을 가지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렇게 폐허로 전시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앞에서도 설명 드렸지만 이곳은 철도 마을로 번성을 했는데 세계 2차 대전 때 그 편리함으로 인해 군사 수송 거점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적의 보급을 차단하는 것이 기본인 전쟁에서 이곳은 미군 전투기의 목표물이 될 수밖에 없었고 미군 전투기의 기관총 사격을 받게 됩니다.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자 그 당시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존하기 위해서 이렇게 폐허로 남겨둔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곳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폐허가 아닌 멋진 증기 기관차 입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증기를 뿜으며 사람이나 물건들을 싣고 달렸던 9600형 증기 기관차입니다. 지난 1913년~1925년까지 제작되어 1913년 ~ 1976년까지 운용되던 기관차입니다.
같이 병설되어 있는 "기관고 뮤지엄"에 위치한 리모컨으로 증기기관차의 증기소리를 들을 수 있는 어트렉션의 요소도 가지고 있는 열차입니다.
발걸음을 옮겨 이번에는 "기관고 뮤지엄"을 들렸습니다.
분고 모리 기관고 공원 내에 있는 이 박물관은 "나나쓰보시 in 규슈"라고 하는 1박에 천만 원이 넘어가는 특급 기차를 디자인한 공업 디자이너 "미토오카 에이지"가 디자인하였습니다.
뮤지엄 내에는 기관고의 역사 및 미토오카 작품의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분고 모리의 미니어처와 역대 이미지걸들의 피규어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꽤 있었는데 비싼 토미카 자동차 모형을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구석에는 방금 전 소개해 드렸던 증기기관차를 울릴 수 있는 버튼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용은 공짜이며 사용 후 꼭 제자리에 돌려놓으시길 바랍니다.
밖으로 나오니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도 즐거운 미니 기차 레일이 있었습니다.
마치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듯한 장면이었는데 곳곳에 즐길거리가 많아 아이들과 오기에 좋을 것 같았습니다.
옛 분고 모리 포인트 중 하나는 옆의 분고모리에서 출발하는 각종 열차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근처 "분고 모리 역"에서 출발하고 있는 "아루렛샤"
규슈는 D&S열차라고 하여 디자인과 스토리가 있는 열차로 규슈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개성을 느낄 수 있고 각 지역의 특징이나 차창의 풍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세련된 외관이나 인테리어로 여행객들을 즐겁게 해 주는 특급열차들이 규슈 여행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합니다.
그중, 2015년에 새롭게 부활한 "아루렛샤"는 100년의 시간을 넘어 부활한 호화 객차입니다.
1906년 당시 규슈 철도가 미국의 브릴사에 호화 객차를 발주했지만 규슈 철도가 국유화되었기 때문에 활약할 기회가 없이 잠잘 수밖에 없었던 "규슈 철도 브릴 객차"
그 열차를 모티브로 100년의 시간을 거슬러 부활한 호화 열차입니다.
1인당 무려 3만 엔이 넘는 가격으로, 자연을 테마로 하는 코스 요리가 포함된 가격입니다.
재밌는 것은 호텔과 마찬가지로 1인 예약 시는 금액이 좀 더 올라가 4만 4천엔 입니다.
이곳의 기관고는 1970년대 일본의 철도가 전철화되면서 그 역할을 다 하게 되었고 지금은 관광지로써 규슈에서 유일한 선형 기관고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지난 2012년에 일본의 국가 등록 유형 문화재가 되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11월 초라 한산했지만 지금은 스즈메의 문단속의 배경지가 되어 발 디딜 틈 없는 인기 관광지가 되지 않았을까 조심히 추측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