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전역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이자카야인 "신지다이 (新時代)". 신지다이의 덴쿠시(伝串)라는 먹거리가 1개당 50엔, 맥주가 190엔 이라고 적힌 간판이 항상 눈길을 끌게 되지만 너무 저렴한 가격 탓에 매번 그냥 지나쳤는데 이번에 후쿠오카에서 드디어 들려보게 되었습니다.
신지다이는 일본의 전 프로 축구 선수 사노 나오시(佐野直史)가 창업한 회사로 2009년 아이치현에서 제1호점을 오픈했습니다. 그 후, 도쿄나 오사카 등 전국 각지에 전개해, 2020년에는 100 점포를 달성했습니다. 후쿠오카에는 하카타 역 앞 지점과 텐진 니시도리 지점이 있으며, 현지인들에게도 대 인기로 매번 웨이팅이 있습니다.
덴쿠시는 콩과 고려인삼을 사용한 양념으로 맛을 낸 것으로, 술안주로 인기가 있습니다.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며, 가격은 매우 저렴합니다 전 점포에서 누계 판매 개수는 9000만 개. 일본 제일의 바삭바삭 닭껍질 꼬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신지다이의 닭 껍질 튀김인 덴쿠시(伝串)라는 단어를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 않아서 의아해했는데, 알고 보니 가게에서 만든 상표출원까지 되어 있는 단어였습니다. 전설의 쿠시(伝説の串)라는 뜻으로 그만큼 이 요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닭 껍질을 물결 모양의 꼬챙이로 만들어 기름에 튀기고 여분의 기름기를 제거하여 콜라겐만 남겼습니다. 식감이 겉은 굉장히 바삭하고 안은 촉촉해서 술안주로 절묘합니다. 양념에는 한국 고려인삼을 배합하고 향신료는 주성분이 콩이고 도저히 이해가 안 되지만 염분은 제로입니다. 덴쿠시는 조리 방법도 특허를 취득했으며 모방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신지다이에는 덴쿠시를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아 올려 제공하는데 사진을 찍으면 맛있게 보입니다.
눈에 띄는 메뉴로는 가슴살, 모래집, 츠쿠네 등 각 닭 부위별의 꼬치가 150엔 정도, 닭 육회 480엔, 각종 쿠시카츠 180엔 등이 있습니다. 안주만 저렴한가 했더니 같이 팔고 있는 드링크 메뉴도 저렴합니다. 우선 생맥주가 기본 190엔, 그리고 하이볼이 150엔으로 편의점에서 마시는 거나 별 차이가 없는 가격입니다. 물을 타나 싶을 정도로 저렴해서 긴가민가 하며 주문을 했지만 제가 알고 있던 일본의 생맥주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맥주의 브랜드는 삿포로 쿠로라벨 나마츄(札幌黒ラーベル生中), 하이볼은 조금 아쉽게도 산토리의 "가쿠빙(角瓶)"를 사용하지 않고 약간 더 저렴한 "토리스(トリス)"를 사용한 것 같았습니다.
주문은 역시 맥주와 하이볼을 하였는데 1리터의 메가 하이볼이 고작 450엔이라고 하여 너무 저렴한 것 같아 바로 주문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메가 하이볼은 얼음이 70%이고 하이볼이 30%도 채 되지 않은 양이라 뭔가 기분만 메가인 것 같았습니다. 차라리 일반 하이볼을 3잔 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리를 앉으니 오토오시가 나옵니다. 오토시는 300엔. 비싸지도 저렴하지도 않은 일본 이자카야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가격입니다. 오토오시는 일본의 이자카야(술집)에서 술을 시키면 주문하지 않아도 나오는 간단한 안주를 말합니다. 주문한 요리가 나오기 전에 간단히 술안주로 나오는 음식입니다. 오토오시는 일종의 자릿세로 생각하면 되고, 계산할 때 식사 대금과 함께 안주 요금이 청구됩니다. 오토오시의 가격은 가게마다 다르지만 보통 300엔에서 500엔 정도입니다.
오토오시는 일본의 전통적인 문화로, 가게의 환대와 손님의 기분을 돋우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옛날부터 개인 가게로 경영하는 이자카야의 풍습이 지금까지 내려오는 관습적인 것이라고 합니다. 오토오시는 보통 조림이나 절인 음식이 조그만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가게에 따라 여러 종류의 오토오시를 준비해 놓아 손님들로 하여금 선택할 수 있게 해 놓기도 합니다. 보통 오토오시가 맛있는 가게는 요리가 맛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오토오시 문화는 외국인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주문하지 않은 음식을 내주고 돈을 받는다는 것은 바가지 씌우는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오토오시를 받아들이고 즐기고 있으며, 일종의 정취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오토오시가 워낙 근대적 관습이라, 어떤 곳은 오토오시가 없는 이자카야들도 생기고 있는 추세입니다.
맥주와 덴쿠시, 하이볼과 덴쿠시를 먹으며 후쿠오카의 밤을 마무리합니다. 처음에는 저렴해서 긴가민가 했던 가게였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다들 줄을 서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워 도대체 어떻게 조리하는지 궁금합니다. 게다가 소금을 쓰지 않는데도 소스의 달달함과 짠맛이 어울려 술안주의 가성비로는 정말 이것만 한 녀석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요리의 제공이 비교적 빠릅니다. 닭 껍질 꼬치인 토리카와를 먹으러 가보면 숯불에 일일이 구워서 내느라 시간이 한참 걸리는데 덴쿠시는 바로바로 나와서 좋았습니다. 또 24시간 영업하는 가게들이 대부분이라 저렴하게 마지막 한잔을 마실 때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덴쿠시 신지다이 하카타히가시점